단상: 무관심
햇살 가득한 어느 봄날...
낯선 누군가에게 오늘 기분 어더냐고 묻는다.
무관심 속에 취해 버린 그에겐
단비 같은 속샘이었을 것이다.
[오늘처럼 시끄럽고 먼지가 흩날리는
개같은 날엔 기분이 더욱 우울하고 외로워
적막감이 한층 더 해요]
아! 이건 정말 당혹스런 표현이야!
[정말 그러니?]
예민해져 있는 그에게 다시 한번 묻지만 대답은 없다.
하지만 어느 정도 이해는 할 수 있을 것 같다.
주말이라 모두들 들 떠 있는데
그의 존재란 그저 버려진 모퉁이 속
홀로 남겨진 축제의 방관자 정도일 것이다.
[예민하다고?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군.
우리집 화장실 변기도 너 보단 덜 예민하겠다!]
[어째서.. 왜.. 그런지 알고 싶지도 않다!]
요즘 한창 잘 나간다는 그들에겐
한낱 무지랭이의 하소연일 뿐이다.
어느덧 축제는 끝나고 화려한 조명도 하나씩 꺼지기 시작한다.
집에와 주위를 둘러 보니
갑자기 책상 귀퉁이에 버려진 듯 놓여 있는
작년 다이어리가 눈에 들어 온다.
한 글자도 써 보지 못한 채
365일 나를 바라 보고
자신의 존재를 삭히고 있었다는 사실을
지금에서야 의식한다.
아! 솔직히 그도 마지막 흐린 봄날을
누군가를 하염 없이 기다리고 잇었을지 모르겠구나...
그 모습이 이제야 눈에 선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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